[focus] 40주년 맞은 ‘UN 세계평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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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맞은 ‘UN 세계평화의 날’
2021-09-16 교류/실천
제40회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 Peace BAR Festival (1) 역사와 배경
경희학원 설립자의 제안으로 1981년 UN 세계평화의 날(9월 21일) 제정
9월 17일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과 대담 시작으로 12월까지 대담 시리즈 온라인 개최
9월 21일은 UN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날’이다. UN은 이날을 전 세계에서 폭력과 전쟁이 중단되는 날로 선포해 평화의 이상을 기념·고양하도록 한다. 이날은 1981년 11월 30일 열린 제36차 UN 총회에서 제정됐다. UN 총회는 15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1982년부터 매년 9월 셋째 주 화요일을 세계평화의 날로(2001년부터 9월 21일로 고정), 1986년을 세계평화의 해로 정한다’고 결의했다.
당시 세계는 동서냉전이 극에 달해 3차 세계대전 발발을 우려하던 시기였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UN이 세계평화의 날/해를 제정·공포한 것이다. 1986년 세계평화의 해 첫날 아침, 미국과 소련 정상은 역사상 최초로 상대국 국민에게 평화 메시지(New Year’s Messages of President Reagan and General Secretary Gorbachev, January 1, 1986)를 전했다. 두 나라가 세계평화의 해를 전기로 삼아 서로 협력해 핵전쟁을 방지하고, 화해의 새 시대를 여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양국은 핵무기 폐기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일련의 군축 회담을 성공적으로 타결하면서 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40년 가까이 지속돼온 냉전체제의 긴장이 완화됐다. 이런 이유로 세계평화의 날/해는 냉전 시대를 종식한 하나의 계기로 평가받는다. UN 세계평화의 날/해 제정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이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다.
‘평화사상을 고취시켜 인간의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
경희학원 설립자는 1981년 6월 28일부터 7월 3일까지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열린 제6차 세계대학총장회(IAUP) 총회의 기조연설 ‘평화는 개선보다 귀하다(Peace is more Precious than Triumph)’를 통해 UN이 세계평화의 날/해를 제정하도록 촉구하자고 제안했다. 냉전체제의 긴장을 해소하지 않는 한 인류평화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후반, 세계 정치지도자와 군사전문가, 석학은 입을 모아 1980년대 중반 이전에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세계 3차 핵대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세력균형이라는 전략이 군비경쟁을 부추겨 인류가 엄청난 양의 핵무기를 개발·보유하게 된 것이 그 이유였다. 당시 UN 총회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는 인류를 60회 이상 파멸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었다. 미국은 핵전쟁에 대비해 대륙간 탄도탄과 핵미사일 등을 격추하는 또 다른 무기 개발에 전력을 집중했다. 경희학원 설립자는 ‘신무기를 개발해 핵대전을 방지하려 할 것이 아니라 평화사상을 고취시켜 인간의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6차 IAUP 총회에서 600여 명의 대학총장은 전원일치 찬성으로 경희학원 설립자의 UN 세계평화의 날/해 제정 제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한국은 UN 회원국이 아니어서 의안을 제출할 권한이 없었다. 경희는 코스타리카 정부의 도움을 얻어 의안을 제출했고, 제36차 UN 총회가 이를 채택했다.
2001년 9월 7일 제55차 UN 총회는 세계평화의 날 20주년을 맞아 매년 9월 21일을 세계평화의 날로 고정하고, “세계평화의 날 제정이 세계평화에 대한 이상을 강화하고 국제적 긴장과 갈등을 완화했다”는 점을 밝혔다. 1981년 경희학원 설립자가 최초로 제안한 세계평화의 날 제정이 인류문명사에서 점하는 위치를 명문화한 것이다.
세계평화의 날 기념해 매년 Peace BAR Festival 개최
제36차 UN 총회(1981년)에서 채택한 결의문 36/67에는 “세계평화의 날은 모든 국가와 시민이 평화의 이상을 기념하고 고양하고자 제정됐으며, 모든 UN 회원국, 산하 기관과 기구, 지역 기구, NGO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UN과의 협력하에 특히 교육적 수단을 통해 세계평화의 날의 의미를 되새길 것을 권유한다”라고 쓰여 있다. 이 결의문에 따라 모든 UN 회원국, UN과 산하 기관 및 기구, NGO, 대학 등은 매년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해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경희는 ‘Peace BAR Festival’을 개최한다.
Peace BAR Festival(이하 PBF)의 BAR은 ‘정신적으로 아름답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며 인간적으로 보람 있는(spiritually Beautiful, materially Affluent, humanly Rewarding)’의 약자다. 지구공동사회를 함께 만들고, 지구적 존엄(Global Eminence)이 구현되는 미래문명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학술회의, 문화예술 행사, 사회공헌 활동을 통합한 지구촌 평화축제가 PBF이다.
그간 경희는 학문과 평화가 교육과 연구, 실천의 창조적 결합을 통해 동시에 이뤄질 수 있고, 이뤄져야만 한다는 명제에 충실했다. 경희가 매년 세계평화의 날 제정을 기념해 PBF를 개최해온 데는 학문과 평화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Peace BAR Festival, ‘전환문명의 전위,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주제로 개최
세계평화의 날이 올해 40주년을 맞는다. 그간 냉전은 종식됐으나, 인류는 여전히 평화가 위협받는 시대를 살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테러와 내전, 총성 없는 경제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극심한 기후변화와 재난 상황이 지구사회를 휩쓸고 있다. 기후변화, 자원고갈, 바이러스 창궐, 생명 위기,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 등 인류가 마주한 사회-생태적(socio-ecological) 위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과 도전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이제 인류는 지구사회 공통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환문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전환하고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 것일까?
경희학원은 올해 PBF에서 이러한 지구적 위기의식에서 출현하는 전환문명의 향방을 탐색한다. ‘전환문명의 전위,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No Time to Lose: A Quest for Immediate Action for Planetary Crisis)’를 중심 의제로, 현대문명 패러다임의 문제점을 의식, 정치, 지식, 일상의 위기로 읽고 전환을 향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현 사회의 총체적 위기 타개의 길을 전환문명이라는 일관되고 통합된 서사 속에서 재설계하고자 한다.
경희학원은 오는 9월 17일(금)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과 세계평화의 날 40주년 기념 대담 시리즈 첫 번째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12월까지 대담 시리즈를 이어간다. 어빈 라즐로(Ervin László) 부다페스트클럽 설립자 겸 회장, 폴 R. 엘리히(Paul R. Ehrlich) 스탠퍼드대 생명과학부 명예석좌교수, 아비 로브(Avi Loeb) 하버드대 천문학과 Frank B. Baird Jr. 석좌교수, 한스 요아힘 쉘른후버(Hans Joachim Schellnhuber)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설립자 겸 초대 소장 등과 함께 지구적 재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 나서고, 12월 17일(금)에는 ‘미래 인류사회를 향한 선언’을 주제로 대담의 마무리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모든 행사는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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